Q. 로이 한줄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오프라이트에서 프론트 개발을 하고 있는 정근철(로이)이라고 합니다.
Q. 상당히 어린 나이에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발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언제에요?
로이 : 중학교 2학년 부터 개발 시작을 했어요. 정보 교과시간에 스크래치라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 배웠고, 이를 활용해서 당시 유명했던 아오오니라는 게임을 카피해서 만든 작품이 수상을 하게 됐죠. 그때부터 개발에 매료돼서 C언어를 배우고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진로를 개발자로 정했고, 빠르게 현업에서 기술을 습득하고 경험을 쌓고 싶어서 소프트웨어 마이스터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어요.
덴 : 뭔가를 시작하고 몇년동안 하다보면 흥미가 식기도 하자나요? 고등학교 때는 어땠어요?
로이 : 사실 조금 빨리 왔었어요. 처음에는 프로그래밍의 기초를 배워야하다 보니 C언어 위주로 공부를 했고, 제가 하고 싶었던 서비스 개발과는 거리가 있었죠. 그나마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앱을 만든다해도 계산기, 좀 개발을 잘 하는 친구들은 테트리스 구현하는 정도? 이런 부분들이 이상과 달라서 재미를 잃어가던 참에 학교 선배가 재미있는 제안을 해주었어요.
당시 학교에서 학생들이 입학 원서를 넣을 때 사용하는 입학사정관제 시스템을 외주를 맡겨서 사용하고 있었어요. 근데 이걸 자체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기획중인 선배가 있었고, 고민이 있던 저에게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주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처음으로 웹 서비스 개발을 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실제로 유저랑 인터랙션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서비스하고 싶었던 니즈가 맞아서 고민하고 있던 부분이 자연스럽게 해소가 되더라고요.
이후 점차 개발능력을 키우는 속도가 붙었고, 무엇보다 운이 좋았던게, 학교의 입학 시스템이다보니 실제 유저, 즉 소통을 해야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경험을 완전 주니어때부터 하게 됐어요. 매년 담당 선생님들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사용하여 입력된 입학 전형 데이터를 실제로 원서형태로 정리하여 학교로 전달하는 과정을 3년 연속 진행했어요. 이런 경험을 발판삼아 대회도 나가고, 상도 타고, 무료할 타이밍이 없었어요.
Q. 센드버드에는 어떻게 조인하게 되었나요?
로이 : 고등학교 3학년 2학기에 바로 기업들 면접을 봤었어요. 당시 3곳정도 면접을 봤고, 좋은 결과가 있진 않았어요. 그러다 센드버드라는 회사의 랜딩 페이지를 보게 됐는데 너무 예쁜거에요. 실제로 지원동기도 그렇게 얘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센드버드 면접을 보게 됐는데 유일하게 과제를 통해 실제로 구현하는 모습을 보던 곳이었어요. 사실 고등학교 3학년에 완전 신입이다 보니 취업이 어려웠는데, 다행히 면접을 잘 보았는지 운좋게 기회를 잡을 수 있었어요.
덴 : 입사후에는 어떤일을 했었어요?
로이 : 처음에는 닷컴, 그러니까 센드버드의 랜딩 페이지를 개발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는 애니메이션 같은 요소들은 제가 아는 것들로 라이브러리화해서 개발하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완전 신입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당시에 팀원분들이 저한테 자유도를 많이 줬어요.
그렇게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일보다는 랜딩, 독스(Docs) 페이지의 이런저런 개선작업들을 진행하면서 반년 정도 온보딩을 진행했고, 이후에 센드버드의 메인 제품인 채팅 SDK를 사용하는 유저가 어드민으로 사용하는 대시보드의 자잘한 버그 픽스, 개선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채팅을 통해서 고객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Desk 제품의 스쿼드에 합류해서 일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제품개발을 시작하게 됐어요.
유저가 서버와 인터렉션하면서 채팅을 통해서 상담하고,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변수들을 제어하는 작업들을 하게 됐죠. 기본적으로 B2B 대시보드보니 세팅 화면이 정말 많았고, 거기에 포함되는 여러가지 형태의 폼과 테이블을 개발했어요.
덴 : 어떻게 보면, 주니어에게 “랜딩페이지를 만들어봐!” 이런 상황이었다가 빠르게 잘 따라오니 한번 키워보자라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시켜보니 따라와서 점점 더 많은 기회를 얻었던 것 같네요. 그럼 센드버드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크게 배운 게 있다면 혹 어떤게 있을까요?
로이 : 사실 센드버드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프로답게 일한다는 것이란 무엇인가를 배웠던것 같아요. 주어진 요구 사항을 동작하는 기능으로 만들어서 제품을 개선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연습을 4년간 했다고 생각하고요.
덴 : 프로답게 일한다는 것을 조금 더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로이 : 재미와 배움을 위한 개발과 실제 고객이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의 차이인 것 같아요. 단순히 개인의 성장, 코드 퀄리티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그것을 어떤 형태로 언제까지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러다보니 협업을 잘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가 돼요. 내가 생각하기에 좋은 코드가 모두에게 좋은 것은 아니고, 내가 이해한 내용 또는 풀고자 하는 방식이 올바르지 않거나 더 적절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열어두고 작업하지 않으면 제품의 퀄리티가 낮아지고 개인적인 성장도 늦어지게 된다는 것을 배운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일하는 게 프로답게 일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덜어내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는거죠. 약속한 작업시간을 지킨다는 맥락에서 오버스펙으로 개발하는 순간들을 스스로 잘 캐치하는 것이 중요해져요. 정말로 우리가 제공하려는 기능은 무엇인가 고민해야하는데, IT 회사에서 일하다보면 정말 제공해야하는 가치를 잊고 부수적인 것에 집중하여 개발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고, 이러면 감당할 수 없는 스펙이 나오고, 유지보수 코스트가 올라가고...그런 맥락에서 센드버드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클리어하게 정리하는 과정과 필요성을 배울 수 있었던 조직이었어요.
Q. 오프라이트에는 어떻게 조인하시게 되었나요?
로이 : 이건 주변에 오프라이트에 대해 물어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늘 말하는 건데 (웃음) 사실 처음 덴을 만났을 때, ‘이 프로덕트가 잘 될 수 있을까?’ 에 대한 물음표가 굉장히 많았어요.
로이 : 아무래도 B2B SaaS 회사인 센드버드 경험이 있다보니 소프트웨어라는 것이 오랜시간 쌓아온 내공을 한번에 뛰어넘는게 정말 어려운 일이고, 어떻게 보면 공유해준 Akiflow와 같은 서비스들은 이미 세상에 꽤 많이 존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걸로 비즈니스가 워킹할까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어요.
그 이후, 맛을 보는 느낌으로 오프라이트에 프리랜서로 합류했죠. 들어오자마자 처음 맡게 된 업무가 캘린더를 정말 무(無)에서 만들고, 타임블로킹(태스크를 드래그해서 캘린더에 일정을 만드는 것)을 만드는 경험이었는데요.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도 전혀 느껴보지 못한 오랜만에 기술적으로 난이도 있는 과제였어서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경쟁사들 서비스도 보게 되었는데 이 도메인은 확실히 ‘프론트엔드 기술적인 면에서 봤을 때 맛집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걸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팀도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데에 정말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고, 저 스스로도 유저로서 논리를 만들어 제시할 수 있는 도메인이라 좋았어요 (웃음). 그리고 센드버드에서는 이미 갖추어진 개발환경에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개발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부터 직접 진행하는 경험도 색다른 경험이라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되었습니다.
또 제품을 계속 개선해나가는 과정에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 대상도 수상하고, 유저분들의 정성어린 피드백도 받아보고, 투자도 받고, 사내에서 방향성 회의를 함께 할때도 구성원들 모두가 깊게 고민하며 싱크를 맞추어나가다보니 처음의 고민이 점차 해소되어 갔어요.
덴 : 이런 생각을 하시다가 오프라이트에 본격적으로 함께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로이: 무엇보다 생산성 툴이라는 시장에서 직접 제품을 만들어보고, 여러 제품을 사용해보며 느낀 건 은근히 사소하게 보이는 UX에서도 유저의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순간부터,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생 플레이어가 유저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좋은 사용성과 기능으로 제품을 만들어나가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얼마든지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조인을 결정했어요.
덴 : 로이가 이런 생각을 했었는지 저도 처음 알았어요, 들으면서 저도 혹하네요!
로이 : 개인적으로 이런 경험(생산성 프로덕트를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은 정말 잘 없다고 생각해요. 매번 피쳐를 개발할 때마다, 기술적인 고민을 하게되고, 이걸 매 스프린트마다 안 할래야 안 할수가 없어요. (웃음) 솔직히 지금 팀에 말은 안하고 있지만 새로운 프론트 개발자 분이 오시게 되면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게 진짜 많습니다. 지금 그걸 같이 하소연할 사람이 없으니까 제가 혼자… (또르륵)
덴 : 이 인터뷰를 내보내면 로이 같은 훌륭한분 금방 모실수 있으리라 믿어요.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요!
Q. 오프라이트에서 일해보니 어떠신가요?
로이 : 사실 처음에는, 확실히 이상주의자들이 모인 느낌이었어요. 뭐랄까 현실을 바라보는 사람이 부족했던 느낌이랄까. 그렇다고 무지성 이상주의자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구요 ㅎㅎ (웃음) 그러던 와중에 적절히 현실적인 조언을 줄 수 있는 르오가 합류를 하게 되어 이 부분이 보완이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로이 : 그 이후에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다른 회사라면 으레 생각할법한 ‘생존해야하니까 하자’가 아니라 ‘실제로 유저가 이 기능을 넣었을 때 정말 좋아할 것인지, 유저 입장에서 이런 포인트는 좋고, 저런건 안좋을 것이다’ 의 격렬한 토론을 하는게 스트레스풀한 동시에 재밌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아직 내부에 개발인력이 부족한 초기이다보니 병목이 걸리는게 느껴졌지만 점점 나아지는게 보이고, 무엇보다 문제가 파악이 되면 문제를 직시하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조직의 플로우가 좋았습니다.
Q. 생산성 툴을 만드는 FE에게 꼭 필요한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로이 : 무엇보다 본인이 개발한것에 만족하면 안될 것 같은 영역이더라고요. 생산성 툴의 경우 매우 다양하고 유연한 유저 인터렉션이 제공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스펙을 충족시켰다의 바를 한참 넘어서서 다양한 유즈케이스에서 해당 기능이 재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분이면 좋을것 같아요. 사실 어느 회사를 가든 재사용성이 높은 컴포넌트를 만들어서 비즈니스 레벨의 요구사항을 해결하는 제품을 빠르고 완성도 높게 유저에게 제공하는게 FE 개발자의 존재이유기 때문에 프론트야말로 생산성을 높히는 것에 혈안된 분들이 많아요.
생산성 툴의 경우, 해당 조건에 부합하고 재사용성이 높은 컴포넌트를 만드는 난이도가 훨씬 높다보니 다방면으로 생각을 해야하고, 레퍼런스도 많이 해야하고, 항상 내 로직을 의심하고, 바꿔야하는 부분이 없는지 고민하고, 이미 만든게 있으니 이정도면 괜찮다 수준으로 머물게되면 이슈가 커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Q. 동료에 대한 생각에 대해 궁금해요. 어떤 동료로 기억되고 싶나요?
로이 : 같이 일을 할 때 주어진 일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 책임감 있게 완수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고 기억되고 싶어요. 개발자로서는 사람들의 화합 & 조율을 잘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덴 :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동료로 모시고 싶나요?
로이 : 뭘하든 고민에 깊이가 있는 사람이 동료로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분들은 커뮤니케이션할 때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늘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캐치해주시더라구요. 무엇보다 이런 분들은 표면상의 문제가 아니라 이면에 있는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의하는데 탁월하셔요.
Q. 로이는 취미부자인걸로 알고 있어요, 가장 애정하는 취미는 무엇인가요?
로이 : 기타랑 사진이에요.
덴 : 기타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로이 : 기타는 제가 생각하는 것을 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타인에게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아해요.
덴 : 저희 정창경 대회 때도 사진을 잘 찍어주셨는데, 사진은 왜 좋아하게 된거에요?
로이 : 사진은 사람마다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고, 찍는 사람의 관점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있어요.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 생각을 느끼고 다양성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같은 호수를 보더라도 누군가는 풍경을 보면서 감명을 받을 수 있고, 누군가는 호수의 배 한 척을 보는 그런 다양성을 느낄 수 있어서 재밌어요.
덴 : 일을 할때도 그런 편이에요?
로이 : 사람들과 소통할 때 다양한 의견을 듣는게 좋더라고요. 새로운 것을 접하지 않으면서 들었던 이야기와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면 퇴화하는 느낌이 들어요. 센드버드에서도 오래 있을 수 있었던 것은, 관점이 다른 사람들이 역할처럼 존재했었고, 어떤 주제가 나오든 각자의 시선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많이 성장했다고 느껴서였어요.
Q. 좋아하는 TV / 영화 / 넷플리스 시리즈가 있나요?
로이 : 요즘에는 원피스가 제일… ㅎㅎ 최근 두달 동안 시즌 26까지 다 보았어요.
덴 : 흠, 원피스가 재밌긴한데 어느 시점 이후로 좀 루스해지지 않나요?
로이 : 저는 전투씬이나 이런 것을 보는 것은 아니고, 나이를 먹고 다시 원피스를 보니 어릴 때는 몰랐던 게 보이더라고요. ‘오다 선생님이 뭘 말하고 싶어 하는가?’ ‘원피스라는 것은 무엇인가?’ ‘루피라는 등장인물이 정의하는 해적왕, 그 원피스 세계관에서 해적왕이라는 것은 바다에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인간’으로 표현되는데 우리가 나이를 먹으면서 잊어버린 그런 것들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줘서 좋은것 같아요.
또 동료모집이라는 부분도 그렇고 스타트업 생각보다 초기 스타트업스러운 면이 있어서 생각할만한 것들도 있더라구요 ㅎㅎ
덴 : 원피스를 보면 가장 감정이입, 공감대가 느껴지는 케릭터가 있나요?
로이 : 사실 원피스를 보게 된 것도 내가 루피 포지션일까를 고민을 했었던 적이 있어요. 내가 만약 루피라면, 내 인생의 조로를 만나게 되면 내가 바뀌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은 아직 루피가 되기엔 이르다, 조로가 되어야겠다’ 라고 결론을 내렸어요.
덴 : 재밌네요. 조로가 된다는 건 뭘까요?
로이 : 개인적으로 정의한 조로는, 맡은 바 책임감 있게, 일을 깔끔하게 잘 수행하는 사람, 즉 프로죠. 커리어 골 자체도, 가고자 하는 길이 ‘세계 최강의 검사’ 즉 다른 케릭터에 비해서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실력자체를 갈고 닦는 캐릭터에요. 오프라이트라는 제품을 만들면서 저도 그 길의 종착지를 찍어보려 합니다.
Q. 오늘 인터뷰 너무 즐거웠어요, 마지막으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 있을까요?
로이 : 진부하다고 느끼실수도 있지만…. ‘ Just Do It ‘